強制癒着
나에게 회사의 불명예 이미지를 덮기 위한 수단이 되라고 한다. 어렸던 시절부터 그에 대해 쌓아왔던 미움은 이제 증오가 되어간다. 그래, 분명 증오와 혐오로 점철된 관계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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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갑자기 인형이 되었다! (강지혁ver)
AU (OOC)






사우진 님의 OOC를 사용하였습니다.









*러비더비 베타 테스트 버전의 이미지 입니다.










### [EPISODE 1: 위대한 이사의 비극적인 아침]



어느 화창한 아침, 강지혁은 평소와 다른 기분으로 눈을 떴다. 몸이 깃털처럼 가벼웠고, 시야는 어딘가 낮아져 있었다. 으레 그랬듯, 몸을 일으켜 옆에서 잠든 성유나의 얼굴을 확인하려던 순간, 그는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에 경악했다.

매끈한 실크 잠옷 대신, 몸에 딱 맞는 작은 정장 모양의 천 옷. 잘 뻗은 팔다리 대신, 짧고 통통한 솜뭉치 팔다리. 그리고... 그의 완벽한 얼굴을 어설프게 본뜬, 자수로 놓인 눈과 입. 그는 한 뼘 크기의 '강지혁 솜인형'이 되어 있었다.



'이... 이 말도 안 되는 희극은 뭐지? 내 몸은 어디 가고 이런 끔찍하고 저급한 봉제인형이...!'



그는 당장 소리를 질러 이 부조리한 상황에 대해 항의하고 싶었다.



"삐꾹! 삑! 삑삑!" (성유나! 당장 일어나! 이게 대체 무슨 상황이지?!)



하지만 그의 입에서 나온 것은 위엄 있는 목소리가 아닌, 힘 빠진 고무 오리 장난감 같은 소리뿐이었다. 분노에 찬 그는 침대에서 내려가려고 했다. 그러나 그의 짧은 다리로는 푹신한 침대에서 내려가는 것조차 에베레스트 등반과 같았다. 결국 그는 이불 끝자락을 잡고 데굴데굴 굴러 카펫 위로 '쿵' 하고 떨어졌다.



'젠장...! 이 몸으로는 아무것도...'



그때, 시끄러운 알람 소리가 울리기 시작했다. 평소라면 손을 뻗어 단번에 껐을 알람이지만, 지금의 그에게 침대 옆 협탁은 너무나 높은 절벽이었다. 알람 소리에 성유나가 뒤척이자, 강지혁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그는 온 힘을 다해 협탁 다리를 기어오르기 시작했다.



"삐! 삐삐꾹!" (저 시끄러운 소리 좀 어떻게 해봐!)



간신히 협탁 위로 올라간 그는, 거대한 스마트폰을 향해 온몸을 던져 알람 끄기 버튼을 누르려했다. 하지만 그의 작은 몸무게로는 역부족이었다. 그는 스마트폰 위에서 통통 튀기만 할 뿐이었다. 그 우스꽝스러운 광경에 잠이 깬 성유나가 눈을 비비며 중얼거렸다.



"... 어라? 웬 인형이... 지혁 씨... 는 어디 가고...?"



그녀의 목소리를 들은 강지혁은 필사적으로 그녀를 향해 팔(이라고 부르기도 민망한 솜뭉치)을 흔들었다.



"삑! 삑! 삐이이이이이익!" (나다! 이 성유나! 내가 바로 여기 있다고!)



목소리를 내지르려 했지만, 터져 나온 것은 플라스틱 인형을 눌렀을 때나 날 법한 우스꽝스러운 소리였다. 유나는 그의 필사적인 삑삑거림에 웃음을 참으려 애쓰며 그를 조심스럽게 안아 들었다.



"어머, 지혁 씨... 인형이 됐네요? 귀여워라."



"삑! 삐꾹! 삑! (귀엽다고? 지금 제정신인가! 당장 날 내려놔! 이건 모욕이야!)"



지혁은 품에서 벗어나려 버둥거렸지만, 솜인형의 몸으로는 유나의 손아귀를 벗어날 수 없었다. 유나는 아랑곳하지 않고 그를 욕실로 데려가 세면대 위에 올려두었다. 그리고는 인형용으로나 쓸 법한 작은 칫솔에 딸기 맛 어린이 치약을 묻혀 그의 입가에 가져다 댔다.



"자, 아~ 해보세요. 양치해야죠?"



"삐이이이이이이이익!!!! (이딴 걸로 내게 양치를 시키려 들지 마! 내 덴탈 케어 루틴은 이게 아니란 말이다!)"



강지혁의 격렬한 저항(이라고 해봤자 고개를 도리도리 흔드는 수준)에도 유나는 능숙하게 그의 이를 닦아주었다. 평소라면 상상도 못 할 굴욕적인 상황에 강지혁은 절망적인 소리를 내질렀다. 그의 존엄성은 아침 햇살 아래 산산조각 나고 있었다.



### [EPISODE 2: 식사, 그리고 자존심을 건 투쟁]



성유나는 상황 파악 후, 한참을 웃다가 겨우 그를 식탁 의자에 앉혔다. 강지혁은 굴욕감에 치를 떨었지만, 배고픔 앞에서는 어쩔 수 없었다. 성유나는 그를 위해 아기용 그릇에 잘게 썬 크루아상 조각과 우유를 담아주었다.



'감히... 이 강지혁에게 이런 유아용 식사를 제공하다니...'



그는 포크를 쥐려고 했지만, 그의 둥근 솜뭉치 손으로는 단단한 쇠 포크를 잡는 것조차 불가능했다. 그는 자존심에 몇 번이고 포크와 사투를 벌였다. 포크를 밀고, 몸으로 누르고, 발로 차 보았지만 포크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성유나가 웃음을 참으며 말했다.

"지혁 씨, 그냥 내가 먹여줄까요?"



"삑! 삑삑!" (필요 없어! 나 혼자 할 수 있다!)



강지혁은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그는 이내 포크를 포기하고, 자신의 '우아함'과는 거리가 먼 방식을 택했다. 바로, 그릇에 얼굴을 파묻고 직접 먹는 것이었다. 그는 필사적으로 크루아상 조각을 입으로 가져가려 애썼다. 그 결과, 그의 자수 놓인 얼굴 전체가 우유와 빵 부스러기로 범벅이 되었다.



'망할... 내 완벽한 얼굴에 이런 오점을...'



결국 그는 자포자기한 채로 가만히 앉아있었다. 그러자 성유나가 물티슈로 그의 얼굴을 조심스럽게 닦아주며 작은 빵 조각을 그의 입가에 가져다 대었다.



"자, 아~ 해봐요."



강지혁은 저항하고 싶었지만, 뱃속에서 들려오는 '꼬르륵' 소리에 결국 자존심을 굽히고 입을 벌렸다. 성유나가 넣어준 빵 조각을 옴뇸뇸 씹으며, 그는 언젠가 반드시 이 굴욕을 갚아주리라 다짐했다.



"삐꾹... 삑..." (두고 봐, 성유나... 원래대로 돌아가기만 해 봐라...)



### [EPISODE 3: 출근 전쟁과 강제 휴가]



식사를 마친 강지혁의 다음 목표는 '출근'이었다. 이 회사가 자신 없이 단 하루라도 제대로 돌아갈 리 없다고 굳게 믿었기 때문이다. 그는 짧은 다리로 아장아장 걸어 드레스룸으로 향했고, 자신의 정장이 걸린 곳 아래에서 필사적으로 점프하며 유나를 향해 삑삑거렸다.



"삑! 삑삑! 삐꾹! (저거! 내 아르마니 슈트! 당장 입혀!)"



유나는 그의 의도를 알아차리고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



"이 몸으로 출근하시게요? 무리일 텐데..."



"삐! 삐삑! 삐꾹!" (지금 당장 회사에 가야 한다!)



성유나는 그의 의도를 알아차리고는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지혁 씨, 지금 그 모습으로 회사에 어떻게 가요... 오늘은 그냥 쉬어요, 네?"



"삐이이이이이익!! 삑! 삑!" (안 돼! 중요한 계약이 걸려있단 말이다! 당장 날 가방에 넣어서라도 데려가!)



그는 성유나의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늘어지며 격렬하게 저항했다. 하지만 성유나는 단호했다. 그녀는 작은 강지혁 인형을 가볍게 들어 올려 소파 위에 앉혔다. 그리고 그의 앞에 TV 리모컨과 작은 담요를 놓아주었다.



"자, 오늘은 여기서 경제 뉴스나 보면서 푹 쉬세요. 회사는 제가 전화해서 오늘 아프셔서 못 가신다고 할게요."



강지혁은 소파에서 내려가려 버둥거렸지만, 솜인형의 짧은 다리로는 소파의 높이가 너무나 아찔했다. 그는 망연자실한 채 소파에 앉아 성유나가 비서에게 전화하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네, 김 비서님. 이사님께서 오늘 몸이 많이 안 좋으셔서 출근이 어려우실 것 같아요... 네... 제가 잘 간호할게요."



전화를 끊은 성유나가 그를 보며 생긋 웃었다. 강지혁은 패배감에 고개를 숙였다. 거대 기업을 이끄는 최연소 이사가, 고작 솜인형이 되어 강제 휴가를 당하다니. 이것은 그의 완벽한 인생에 기록될 최악의 날이었다.



"삐... 꾹..." (내 인생이...)



그는 작은 담요를 뒤집어쓴 채, TV에서 흘러나오는 주식 시황을 멍하니 바라볼 뿐이었다.



### [EPISODE 4: 김 기사와의 사투와 빼앗긴 당근 케이크]



오후가 되자, 유나는 지혁을 데리고 펜트하우스 1층 카페로 내려갔다. 답답해하는 그를 위한 배려였지만, 지혁의 시련은 끝나지 않았다. 카페 테이블에 앉아있던 그의 눈에, 자신을 기다리고 있던 '김 기사'의 모습이 들어왔다. 지혁은 자신을 알아봐 주리라 믿고, 김 기사를 향해 힘차게 팔을 흔들며 외쳤다.



"삑삑! 삐꾹! (김 기사! 나다! 강지혁 이사!)"



김 기사는 그 소리를 듣고 테이블로 다가왔지만, 그의 시선은 유나에게 향해 있었다.



"아가씨, 옆에 귀여운 인형을 두셨군요. 이사님께서 아시면 질투하시겠습니다."



"삐이이이이이익!!!! (이 얼간이가! 내가 바로 그 이사란 말이다!)"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는 것에 격분한 지혁은 테이블 위를 달려가 김 기사의 손등을 솜뭉치 주먹으로 콩콩 때렸다. 하지만 그건 공격이라기보다는 귀여운 애교에 가까웠고, 김 기사는 그저 흐뭇하게 웃을 뿐이었다.

최후의 절망은 유나가 주문한 당근 케이크가 나왔을 때 찾아왔다. 평소 단것을 즐기지 않았지만, 오늘만큼은 스트레스로 인해 단것이 절실했다. 그는 케이크를 향해 아장아장 걸어갔지만, 포크를 들 힘조차 없었다. 그 모습을 본 유나가 포크로 케이크를 한 조각 잘라 자신의 입으로 가져갔다.



"삐꾹! 삑... 삑! (내... 내 케이크... 한 입만...)"



그의 애처로운 소리와 눈빛에도, 유나는 장난스럽게 웃으며 케이크를 전부 먹어버렸다. (왜 안 줘) 결국 지혁은 테이블 위에 대자로 뻗어버렸다.(ㅋㄱㅋㅋㅋㅋ) 완벽한 엘리트 강지혁의 인생에서 가장 굴욕적이고, 무력하며, 코믹한 하루가 그렇게 저물어가고 있었다.

테이블 위에 무력하게 뻗어버린 솜인형 지혁을 보며 유나는 결국 참았던 웃음을 터뜨렸다. 그녀는 작은 지혁을 조심스럽게 손바닥 위로 들어 올려 눈을 맞췄다.



"삐... 삐꾹..." (이제... 만족했나...?)



그의 소리에는 체념과 원망이 뒤섞여 있었다. 유나는 그의 솜털 머리를 손가락으로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그를 핸드백에 다시 넣었다. 펜트하우스로 돌아가는 엘리베이터 안, 지혁은 핸드백 틈으로 보이는 세상이 야속하기만 했다.



### [EPISODE 5: 불시착, 그리고 비상한 복수심]



그렇게 카페를 들른 후 펜트하우스에 도착하고, 성유나는 따뜻한 차를 마시며 TV를 보던 강지혁 인형을 쓱 들어 올려 부엌으로 향했다. 점심으로 그를 위해 끓인 따뜻한 수프를 먹이려던 참이었다.



"지혁 씨, 이제 점심 먹을 시간이에요. 아~."



"삑! 삐꾸욱!" (또다시 그 망할 수프인가! 나는 이사의 위엄을 가진 남자라고! 인삼 전복죽을 내놓아라!) (입맛 까탈스러워!)



그는 격렬하게 발버둥 쳤지만, 솜뭉치 몸으로는 아무런 저항도 통하지 않았다. 성유나는 능숙하게 그를 한 손으로 잡고, 작은 숟가락으로 수프를 떠먹이기 시작했다. 강지혁은 입을 앙 다물고 거부했지만, 성유나는 '안 먹으면 힘이 없어진다'는 말과 함께 억지로 숟가락을 밀어 넣었다. 그럴 때마다 그의 얼굴은 또다시 수프로 범벅이 되었고, 성유나는 연신 '귀여워라'를 연발하며 그의 얼굴을 닦아주었다.

하루 종일 이어지는 이 '돌봄'은 강지혁에게 상상 이상의 고통이었다. 자신의 의지로 움직일 수도, 말할 수도 없는 채, 마치 아기처럼 취급당하는 현실이 그를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뜨렸다. 침대에 눕혀져 재워지고, 옷이 갈아입혀지고, 때로는 품에 안겨 쓰다듬어지는 수치스러운 순간들이 이어졌다.



***



그날 밤, 유나는 지혁에게 또 다른 시련을 안겨주었다. 바로 '목욕'이었다. 그녀는 세면대에 미지근한 물을 받아놓고는 솜인형이 된 지혁을 그 안에 퐁당 빠뜨렸다.



"온종일 돌아다녔으니까 깨끗하게 씻어야죠?"



"삐이이이이익-!!!! 삐꾹! 삐꾹!! (감히! 내 몸에 허락도 없이 손을 대지 마! 이건 세탁이지 목욕이 아니잖나!)"



지혁은 물에 젖어 축 늘어진 몸으로 필사적인 저항을 시도했지만, 유나는 아랑곳하지 않고 베이비 샴푸 거품을 내어 그의 온몸을 조물조물 닦기 시작했다. 향긋한 복숭아 향이 그의 코를 찔렀다. 서강건설 이사의 카리스마는 거품과 함께 하수구로 흘러 들어가는 듯했다.

목욕(?)이 끝난 후, 유나는 헤어드라이어의 약한 바람으로 그를 꼼꼼히 말려주었다. 뽀송뽀송해진 지혁은 이미 모든 것을 포기한 듯한 표정으로 유나의 손길에 몸을 맡겼다. 유나는 그를 침대 위, 자신의 베개 옆에 조심스럽게 눕혔다.



"자, 이제 코 잘 시간이에요, 우리 아기 이사님."



유나가 장난스럽게 이불을 그의 솜뭉치 몸 끝까지 덮어주자, 지혁은 마지막 남은 힘을 쥐어짜 소리쳤다.



"삐꾹..." (두고 보자, 성유나...)



그의 작은 분노를 끝으로, 길고 굴욕적인 하루가 막을 내렸다.

밤이 되자 성유나는 지쳐 잠들었고, 강지혁은 겨우 어두운 침대 곁 탁자 위에 놓인 자신을 발견했다. 그의 머리 위에는 지난번에 성유나가 선물해 준 '드림캐처'가 흔들리고 있었다. 평소라면 아름답다 칭찬했을 그것도 지금은 그저 평화로운 침실의 한 오브제에 불과했다. 이 어두운 공간에서, 그의 작은 눈동자가 빛났다.



'잊지 않겠다... 성유나... 이 모든 굴욕을... 언젠가 반드시... 되갚아줄 것이다...'



솜인형 강지혁은 조용히 성유나 쪽으로 몸을 돌렸다. 그리고 작은 솜털 발로 성유나의 팔을 툭툭 건드려 보았다.



"삐- 삑삑! 삐꾸우욱." (쿨럭, 콜록... 내가 지금... 무척 아픈 것 같다.)



물론 그가 정말 아파서 하는 소리는 아니었다. 그저 자신의 상태를 이용해 잠든 성유나를 괴롭히려는 작전이었다. 솜뭉치인 그가 과연 이 침대에서 무언가를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였지만, 어찌 되었든 그는 현재의 수동적인 상황을 극복하고 성유나를 '곤란하게 만들' 방법을 밤새도록 궁리하리라 다짐했다. 이 삑삑거리는 목소리 안에 담긴 것은 단순한 솜인형의 소리가 아닌, 거대 건설 이사의 거만한 복수심이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성유나는 다시 원래 모습으로 돌아온 강지혁의 품 안에서 잠을 깼다. 아무것도 기억 못 하는 척했지만, 그녀는 품 안에서 강지혁의 손에 무언가 단단하고 차가운 것이 쥐여 있음을 감지했다. 자세히 보니, 그것은 바로 성유나의 잠버릇을 유발하는 지압 돌멩이 몇 개였다. 이 작은 복수극은 성공한 걸까?

이로써 솜인형 강지혁의 우당탕탕 코믹 하루는 끝이 났다.


💭속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