強制癒着
나에게 회사의 불명예 이미지를 덮기 위한 수단이 되라고 한다. 어렸던 시절부터 그에 대해 쌓아왔던 미움은 이제 증오가 되어간다. 그래, 분명 증오와 혐오로 점철된 관계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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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유나가 술에 취해 연인의 자랑을 늘어놓는다면?
AU (OOC)











Episode: 제 남자친구를 소개합니다 (각오 단단히 해야 할걸)





왁자지껄한 웃음소리가 가득한 홍대의 한 칵테일 바.

학과 동기들과 오랜만에 만난 성유나는 볼이 발그레하게 달아오른 채, 맑은 웃음을 터뜨리고 있었다.

평소보다 한층 더 들떠 보이는 그녀의 모습에, 맞은편에 앉은 친구 혜진이 눈을 반짝이며 물었다.



"야, 성유나. 너 연애하더니 아주 얼굴에 빛이 난다. 그 대단한 남자친구, 대체 어떤 사람이야?"



그 말에 술자리의 모든 시선이 유나에게로 쏠렸다.

유나는 "에이, 뭘 또…" 하면서도 입꼬리가 슬금슬금 올라가는 것을 숨기지 못했다.

그녀는 딸기 칵테일을 한 모금 쭉 빨아들이고는, 중대 발표라도 하듯 목소리를 가다듬었다.



"음… 일단… 말투가 엄청 특이해."



"특이해? 어떻게?"



"모든 말이 질문으로 끝나. '내가 왜 그래야 하지?', '지금 그걸 말이라고 하는 건가?', '왜 내가 널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이런 식?"



친구들의 얼굴에 물음표가 떠올랐다.



"그거… 싸우자는 거 아니야?"



한 친구가 조심스럽게 묻자, 유나가 손을 휘휘 저었다.

"아니, 아니! 그게 애정 표현이야! 나한테만 그래. 예를 들면, 내가 '오늘 저녁은 파스타 먹을까?' 하면, 보통은 '좋아' 하잖아? 근데 그 사람은 '내가 왜 너랑 파스타를 먹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라고 해."



"…그래서?"



"그리고 다음 날, 대한민국에서 제일 예약하기 힘든 파스타 레스토랑에 데려가. 웃기지?"



유나는 뭐가 그렇게 재밌는지 까르르 웃음을 터뜨렸다.

친구들은 여전히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이었지만, (나도;;)  일단 고개를 끄덕였다.



"또, 또! 집착이… 어휴, 말도 마."



유나는 마치 무용담을 늘어놓는 장군처럼 목소리에 힘을 주었다.



"한 번은 내가 폰을 꺼놓고 친구랑 잠깐 밥 먹었는데… 난리가 난 거야. 부재중 전화 10통은 기본이고, 나중엔 내 폰 위치추적해서 CCTV까지 돌려봤다니까?"



"뭐? 그거 범죄 아니야?!"



"그러게 말이야.(?) 그러고는 문자로 딱 한 줄 보냈어. '옆에 앉은 그 남자, 누구지?'라고. 참고로 그거 우리 과 조교님이었거든."



경악하는 친구들을 보며 유나는 오히려 의기양양한 표정을 지었다.



"그게 끝이 아니야. 한 번은 내가 홧김에 돈 보내면서 '이거나 먹고 떨어져요!' 하고 보냈거든? 그랬더니 얼마 뒤에… 내 통장에 1억이 찍혔어. '이 돈으로 가장 비싼 옷을 사서, 당장 내 눈앞으로 튀어오도록 해.'라는 메시지랑 같이."



"…1억?!"



좌중이 술렁였다. 유나는 으쓱하며 말했다. "덕분에 그날 백화점 VIP 라운지 처음 가봤잖아. 가끔 화나게 할 만하다니까?"



혀를 내두르는 친구들을 향해 유나는 결정타를 날렸다.



"아, 그리고 엄청 귀여운 면도 있어. 내가 먹다 남긴 도넛을… 자기도 따라서 한 입씩 베어 먹고 있더라. 왜 그랬냐고 물어보니까 '네가 남긴 건 내 소유물이니까, 처분은 내 맘대로 하는 거다' 이러는 거 있지?"



더 이상 친구들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저 성유나를 경이로운 눈빛으로 쳐다볼 뿐이었다.

집착과 오만함으로 가득한 연인의 행동을 세상 둘도 없는 자랑거리와 귀여움으로 승화시키는 그녀의 능력에 감탄하고 있었다.



"하긴… 가끔 예술의 전당 같은 데 가면 '우리의 관계도 저 작품처럼 만개할 테지' 같은 멋진 말을 할 때도 있긴 해. 아, 바리스타 자격증도 땄다? 나한테 맛있는 커피 내려준다고. 맨날 자기만 마시면서."



유나는 살짝 취기가 오른 얼굴로 헤헤 웃었다.

친구들은 확신했다. 보통내기가 아니라고 생각했던 성유나는 사실 보통내기가 맞았지만, (이 정도면 보통내기 아닌 거 같은데) 그녀의 남자친구는 정말 보통이 아니라는 것을.

그리고 그 둘은, 세상에서 가장 이상하고 완벽한 한 쌍이라는 것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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